많은 분들이 일요일 오후가 되면 우울함을 느낍니다. "하, 내일 또 월요일이구나. 도대체 언제까지 회사를 다녀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퇴사를 꿈꾸지만, 월말이 되면 카드값과 생활비, 통장 잔고를 확인하며 현실을 직시하게 되곤 합니다.
이런 이유로 최근 들어 빠른 은퇴(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를 꿈꾸시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빠른 은퇴가 정말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해 냉정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완전히 일을 그만둘 수 있다는 희망은 접어야 합니다
우선 현실적으로 일을 완전히 그만두고 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부모님 세대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90년대 고성장 시기에는 예금 금리가 20%에 달했고, 투자 수익률도 지금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열심히 아끼고 모았던 분들 중에서도 현재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시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현재 경제 상황은 그때와는 전혀 다릅니다. 우리 경제는 이미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지 오래이며,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과거처럼 빠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인플레이션이 계속되기 때문에 물가와 자산가치는 꾸준히 상승할 것입니다.
즉, 우리가 지금 번 돈이 10년 후에도 같은 가치를 유지할 가능성은 낮다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기대하는 것처럼 완전한 은퇴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돈 쓸 시간은 많지만, 돈이 부족하면 괴로운 현실
은퇴 후의 삶은 결국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만 지속할 수 있습니다. 회사 생활이 힘들다고 해서 아무런 준비 없이 은퇴를 하게 되면 또 다른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덜 벌고 아껴 쓰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시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의 우리는 부모님 세대와 다르게 외식, 여행, 소비를 경험하며 살아왔습니다. 부모님 세대는 먹고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기에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었지만, 우리는 다양한 경험을 해왔기 때문에 이를 완전히 배제하고 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완전한 은퇴보다는 ‘세미 은퇴’를 고려해야 합니다
빠른 은퇴를 꿈꾸신다면, 단순히 일을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세미 은퇴(Semi-Retirement) 개념을 고려하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즉, 지금처럼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시간을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 주 5일 근무를 주 3일 근무로 줄이고,
- 남은 4일 동안은 자유 시간을 갖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소득이 완전히 끊기지 않으면서도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습니다.
자유 시간과 경제적 여유의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미 은퇴를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적정 생활비를 정확히 계산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 지출 수준을 기준으로 필요한 생활비를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 현재 하고 싶은 소비를 많이 참으며 살고 계신다면 현재 생활비의 2배가 필요합니다.
- 적당히 즐기며 살고 계신다면 현재 생활비의 1.5배가 필요합니다.
그 이유는 삶에는 예상치 못한 이벤트가 많으며, 노화에 따른 의료비와 생활비 상승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50세 은퇴를 꿈꾼다면 얼마나 저축해야 할까요?
예를 들어, 50세에 은퇴하려고 할 때 월 생활비가 300만 원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최소한 1.5배인 450만 원이 필요합니다.
이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 노후 자금 계산
- 연간 생활비: 5,400만 원 (450만 원 × 12개월)
- 30년간 유지하려면 약 16억 2천만 원 필요 (5,400만 원 × 30년)
- 하지만 투자 수익률 4%를 가정하면, 약 10억 원 정도가 필요합니다.
- 소득 보전 방법
- 주 3일 근무하는 직장이나 프리랜서, 1인 사업 등으로 월 200~300만 원 정도의 소득을 유지하면 전체 필요 금액이 줄어듭니다.
- 투자 수익을 활용하여 자금을 보전하고 생활비를 충당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즉, 빠른 은퇴를 하더라도 완전한 소득 단절보다는 일정 수준의 경제 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은퇴 준비는 천천히, 그러나 꾸준하게
빠른 은퇴를 꿈꾸는 것은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준비입니다. 기대 소득은 크게 늘어나지 않지만, 기대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철저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빠른 은퇴(FIRE)를 위한 현실적인 전략
- 저축률을 높이기
- 소득의 최소 50% 이상을 저축하며, 투자 수익을 극대화할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 주식, 채권, 부동산, 연금 등 다양한 자산으로 분산 투자하여 인플레이션에 대비해야 합니다.
- 소득을 완전히 끊지 않기
- 세미 은퇴 개념을 적용해 프리랜서, 온라인 비즈니스, 컨설팅 등으로 최소한의 소득원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 지출 최적화
- 꼭 필요한 소비와 불필요한 소비를 구분하여 지속 가능한 생활 패턴을 만들어야 합니다.
- 건강 관리에도 신경 쓰기
- 은퇴 후 의료비가 가장 큰 지출이 될 수 있으므로, 미리 건강한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며: 은퇴를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한때 ‘은퇴’가 곧 ‘노후의 여유로운 삶’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빠른 은퇴를 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경제 활동을 유지해야 합니다. 즉, 은퇴의 개념을 바꾸어 ‘세미 은퇴’를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빠른 은퇴(FIRE)를 꿈꾸신다면, 완전한 경제적 자유보다는 ‘일과 소득의 균형’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철저한 계획을 통해 꾸준히 준비해 나간다면 보다 안정적이고 여유로운 은퇴를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언제, 어떻게 은퇴하고 싶으신가요? 지금부터 현실적인 계획을 세워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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